2009년 01월 16일
[감상] 렛 미 인, 나를 네 안으로 불러줘
상당히 뒤늦게 보았습니다. 개봉은 11월 13일이었는데, 아직도 합디다;;;; 단관이고 장소는 이화여대 안 ECC 아트하우스 모모(시너스 계열인듯)예요. 씨즐이나 맥스무비 등 큰 영화예매사이트에서 예매가 가능하구요. 게다가 믿을만한 소식통(?)에 따르면 무삭제판이라고 하는 거 같던데, 한번 확인해 보세요^ㅂ^
친구 정메어리양을 불러서 함께 보았습니다. 네.. 그녀는 이미 본거라고 ㄱ-;;; 믿을만한 소식통은 그녀... 아무튼 당신이 본 지 몰랐어요 미안 ㅠㅠ
[본격 염장영화], [성장영환데 주인공들이 너무 예뻐]등등의 평을 많이 들어서 혹시나 했는데 아니었어요. 흡혈영화, 성장영화입니다. 스웨덴 영화라 북유럽 특유의 감성이 살아있는 화면이 자주 나옵니다. 아주 섬세하고 예뻐요.
영화 한줄평 : 내용, 형태, 특수장르 모두 잡아낸 잘 짜여진 수작 유럽영화. 몹시도 강추 입니다.

1. 오스칼은 12살.

- 네. 이 영화는 성장영화입니다. 12살 소년이 12살(?) 소년을 만나 한층 성숙해지죠. 자신을 늘 괴롭히던 반 친구들에게 한방 날린다던지 오랜만에 만나는 아들에게 신경도 쓰지 않는 아버지 집에서 도망나온다는 등의, 성장영화의 전형적인 갈등 타파도 보이구요. 이 영화의 중심적인 내용 전개는 그런 것이지만, 한가지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면 마지막 장면에서 보이는 오스칼은 영화 초반보다는 성장했지만 아직 완전히 성장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오스칼의 선택은 '연애 영화'로서는 만족스럽지만 현실적이지는 않아요. 그래서 이 영화를 성장영화를 보고 싶어서 보신다면 그다지 만족스럽지는 않으실 거예요. 그런 점에서 이 영화를 성장영화로 봐야 할 것인가는 모호해지는군요.
2. 이엘리는 뱀파이어.

- 또한 이 영화는 뱀파이어 영화예요. 이엘리와 함께 다니는 중년의 남자는 때문에 아주 흥미롭고, 이 영화를 뱀파이어 영화로서 돋보이게 해줍니다. 이엘리는 충분히 강하지만, 햇빛 때문에 낮에는 돌아다닐 수 없어 누군가의 보호가 필요합니다. 그것이 마을에서 그의 아버지로 알려져 있는 남자예요. 뱀파이어의 마력을 가지고 있는 이엘리를 사랑한 나머지, 늙디 늙은 몸이 되어 버릴 때까지 이 마을 저 마을 떠돌면서 이엘리를 보호하고 그 대신 피를 구해오려고 하죠. 혹시나 들키더라도 이엘리를 보호하기 위해 얼굴에 산을 부어 정체를 감춘다던지, 극심한 고통 속에서 치료를 받는 도중 굶주린 이엘리가 찾아오자 자신의 피를 내어주는 등의 모습은 뱀파이어를 사랑한 인간의 모습을 끔찍하면서도 매혹적으로 비춰요. 그의 늙은 육체가 병원 창문을 통해 밖으로 떨어지는 모습은 그의 헌신적인 뱀파이어로의 애정과 대비되어 잔혹하고 끔찍하게 그려집니다.
- 또한 그렇게 강한 뱀파이어인 이엘리가 피투성이가 되고(물론 자신의 피가 아니지만), 낑낑거리며 약한 소리를 낼 때(억눌린 야수성이 느껴진다면 흠좀무지만) 그의 약한 몸 안의 강한 파괴력에 매력을 느끼게 됩니다. 뱀파이어란 그런 존재잖아요. 아름답고 가장 지적이며 약간 슬프기도 한, 외로운 존재요. 하지만 그가 손톱을 휘두르고 연약한 목을 물어뜯는 것을 보면 알 수 없는 해방감과 희열이 느껴집니다. 잔혹하면서도 슬프고,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것을 원하시는 당신에게, 추천해요.
3. 하지만 역시 사랑.

- 하지만 메어리씨가 이야기 했던 것처럼, 이 영화는 본격염장 영화입니다. 크리스마스에 훤칠한 남자 셋에게 둘러싸여서 밤을 지새워도 안생기는 여자에게는 가혹한 영화죠. 물론 메어리씨는 이엘리가 여자로 비춰지는 삭제버전을 보았지만, 무삭제판을 본 저에게도 이 영화는 연애영화가 맞아요. 이엘리가 추운 겨울, 코를 훌쩍거리는 오스칼에게 접근한 것도 연애질이며 - "난 너랑 친구 안할거야 흥흥 너한테 관심 없어 흥흥" - , 오스칼이 겨울날 민소매 원피스를 입어도 닭살 하나 찾아볼 수 없는 깨끗한 피부의 이엘리에게 문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들어오도록 했던 것도 연애질이예요. 일반적인 연애와 다를 거 없는 그들의 연애질에는 단지 피가 튀고 사람이 죽는다는 것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누군가를 내 안으로 받아들이고, 상대방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을 기다리는 것은 연애질에서 가장 기본적인 개념이잖아요. 그리고 우리는 상대방을 변화시켜요. 오스칼이 이지매에서 벗어나게 되도록, 이엘리가 허락을 받지 않고 들어오도록. 하지만 결과는 시궁창입니다. 그들의 연애는 비뚤어져 있어요, 결말은 정해져 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건지도 몰라요. 그들 중 하나는 인간이 아니니까,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너무 어리니까. 하지만 그래도 그들은 자신들만의 공간을 찾아 떠나고, 그들의 두드림은 행복해 보입니다. 그래서 영화는 언해피의 연애영화로 흘러가지만, 슬픈 결말 속에서도 행복함을 비추고 그런 이유로 관객도 마음 속 작은 응원을 담아올 수 있는거겠죠.
4. 그래도 아름다우니까.
북유럽의 감수성은 이곳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되는군요. kent나 sigur ros의 감동은 화면으로도 가능하답니다. 영화 음악역시 잔잔하면서도 차갑고, 부드러우면서 외롭습니다. 북유럽이니까요.
시네 21에서 가지고 온 스틸컷입니다.




눈 내리는 장면, 차가운 얼음과 눈의 마을 풍경, 바람과 나무 등 아름다운 장면이 많아요. 창백한 소년 둘의 모습도 놓치기 아깝구요. (뒤의 것이 핵심 ㅋ) 다운받지 마시고, 꼭 구입하세요. 그럴만한 영화랍니다.
# by | 2009/01/16 10:48 | RECORD | 트랙백 | 핑백(1)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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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이 슬펐어요. 가방과 모르스부호.. 참 아름다운 장면이었지만, '오스카의 앞날이 보인다' 는 생각이.
엔딩은.. 글쎄요. 희망적이지 않나요? 현실에서 그 정도는 언해피도 아닌걸요 ㅋ 자꾸 처음 나왔던 '아버지'라고 알려진 그 늙은 남자와 오버랩 되기도 하구요...
같이 보러 갈사람이 없쪄열 ㅜㅜㅜ
전 언제 올리지.. 이런.. ㅋㅋㅋㅋㅋ
리뷰 올리시면, 보러 가겠습니다. :)
언제 다시 볼수있을까 싶네요.